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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데드맨’이 ‘도그데이즈’(무더운 날)를 살아가는 방식

한국에서 영화감독의 세대 교체는 요원한 일인가.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도통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그간의 정설처럼 굳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한국영화계는 박찬욱과 봉준호라는 큰 테두리에 ‘갇혀’ 있다. 그 둘을 중심으로 이준익 김성수와 허진호 김지운 류승완 등이 계속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지영 이창동라는 큰 그늘도 있다. 홍상수도 있다. 그를 빼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대때 일찌감치 영화계로 들어온 류승완을 빼면 이제 대부분 60대이다. 나이를 생각하면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시대 감각이 점점 둔해지기 때문이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진작부터, ‘권력’을 ‘이양’할 수 있고 또는 할 만한 감독들을 ‘일부러라도’ 발굴해야 하며 그것도 세대별로 단계적인 방식에 의해 이루어 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현재의 50대 감독들이 앞으로 한 몇 년 간이라도 중심에 서고 40대 감독들은 그 다음 순, 이런 식으로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영화가 문화적으로든 산업적으로든 물 흐르듯 갈 수 있을 것이라고들 본다.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인위적으로 될 일은 더욱 아니다.그런 면에서 ‘데드맨’ 하준원 감독의 등장은 70년대 생 영화인으로서 올해 첫 등판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하준원은 1976년생이다. 만약 그의 이번 데뷔작 ‘데드맨’이 성공적이란 평가와 그에 걸 맞은 흥행을 한다면 늦깎이 신인감독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열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여기에 같이 개봉하는 ‘도그데이즈’ 감독 김덕민도 있다. 그는 1974년생이다. 50살이다. 영화감독 데뷔 시기가 언제부터 나이 50을 넘기고 있다. 그리고 그게 그리 불편한 시대도 아니게 됐다. 그럼에도 너무 늦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감독에 관한 한 영화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도 한참이 어긋나 있다는 얘기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데드맨’과 ‘도그데이즈’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늦은 데뷔 탓인지 이들 감독의 영화에는 올드패셔너블한 것과 트렌디한 무엇이 뒤섞인, 기묘한 하이브리드적인 느낌이 들어 있다. ‘데드맨’은 명의를 도용한 블랙 머니의 세계를 그리면서 동시에 현대 정치가 그리는 부조리극을 얹히는 식의 얘기이다. 비리의 권경 유착을 새로운 시선으로 그려 나가려 애쓴다. 나름 흥미롭다. 장르적으로도 이야기의 흐름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끌고 간다. 그런데 약점은 ‘말의 성찬’이다. 대사를 지나치게 고급스럽게 꾸몄다. 예컨대 베트남 전쟁영웅 지압 장군의 유명한 3불 전략을 여주인공 격 인물이 차 안에서 대사로 주고 받는 식이다. 상대가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는다. 상대가 원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는다. 상대가 생각하는 대로 싸우지 않는다. 요 얘기만 대사로 치면 될 것을 굳이 장군의 이름을 들먹이고 그가 베트남의 이순신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는 수사까지 덧붙인다. 과하다. 대사는 고급스러워야 하는 게 맞지만 가르치는 느낌이면 안된다. 그것도 김희애의 대사로 나온다. 김희애도 60살에 가깝다. 말이 많고 잘난 체 하는 느낌의 수사를 남발하는 세대는 ‘꼰대’, 구세대로 취급받는다. ‘데드맨’은 이런 대사를 조금 줄였으면 더 좋았을 걸 그랬다. 최근 깔끔하게 늦깎이에 데뷔한 50대 감독은 안태진이다. 그의 2022년작 ‘올빼미’는 장르적으로나, 서사의 전개 면에서나, 무엇보다 시대정신의 면에서나, 계급의 시선에서나 모자람이 없었다. 보다 정확하게 애기해서 과함이 없었다.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는 첫 데뷔작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50대 감독들의 사명과 같은 것이다. 그래야 비평과 흥행 모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고 그래야 한 편 더, 한 편 더를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며 그래야 50대 감독들의 줄기를 만들고 그래야 가까스로나마 세대 교체를 이룰 것이다.그런 면에서 ‘도그데이즈’는 다소 지나치게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일단 캐스팅을 스타 급으로 채웠다. 윤여정에 유해진, 김윤진, 김서형, 정성화가 나오고 다니엘 헤니에 탕준상이 붙는다. 거의 인해전술급이다. 여기에 스토리도 진부한 느낌을 줄 만큼 안정적이다. 건물주와 세입자의 갈등이 벌어지고 그 사이에 개가 있다는 식의 얘기가 도입부의 설정이다. 세입자가 수의사인데 건물주는 동물병원 개들 때문에 건물 전체가 지저분 해진다며 진저리를 치기 때문이다. 휴먼 코미디다. 예각이 강한 영화는 아니다. 배우와 배우들이 만들어 내는 캐릭터가 드라마의 재미를 끌어 가는 작품이다. 감독 김덕민이 성공할 수 있을까. 설날 연휴의 가족 관람객들에게 달렸다.영화감독 데뷔 연령대가 50대인 것은 다소 너무한 감이 있다. 전국의 수많은 영화과에서 연출 전공을 하고 있는 학생들을 좀더 북돋기 위해서라도 감독의 등용문이 좀더 넓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안태진에 이어 하준원과 김덕민 두 감독 모두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기 바라는 마음들이 앞서고 있다. 두 사람도 초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두 작품 모두 2월7일에 개봉한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2.01 06:04
문화

프랑스 대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버전 개막 공연 성료

‘프랑스 대표 뮤지컬’의 명성이 입증됐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버전이 기립과 환호로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불멸의 걸작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버전이 지난 24일 6년간의 기다림 끝에 짜릿한 희열과 감동을 선사하며 첫 주간 공연을 성료했다.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노래와 연기, 춤, 무대, 조명까지 아우르는 종합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며 ‘프랑스 대표 뮤지컬’의 명성을 입증했다. 정성화, 양준모, 윤형렬, 유리아, 정유지, 솔라, 마이클 리, 이지훈, 노윤, 이정열, 민영기, 최민철, 김승대, 백형훈, 이재환, 박시원, 장지후, 김민철, 케이, 유주연, 최수현 등 대대적인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파격적 캐스팅의 배우들은 폭발적인 기량을 발휘하며 관객을 압도, 기립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냈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5세기 파리,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그녀를 사랑하는 세 남자,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 노트르담 성당의 대주교 프롤로, 근위 대장 페뷔스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15세기 파리의 혼란한 사회상과 부당한 형벌 제도, 이방인들의 소외된 삶을 조명하는 탄탄한 서사를 바탕으로 뇌리에 깊숙이 박히는 주옥같은 음악, 감성을 자극하는 한편의 시(詩)와 같은 가사들이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비보잉, 아크로바틱, 브레이크 댄스가 결합된 역동적이고 화려한 군무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콰지모도 역의 정성화는 격정적인 연기와 풍부한 성량으로 눈물샘을 자극하며 기대 그 이상의 무대를 보여준다. 이번 시즌 첫 출연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맞춤옷을 입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양준모의 콰지모도는 굵직한 보이스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에스메랄다를 향한 애절한 마음을 극대화한다. 특히 그가 무대 위에서 뿜어내는 묵직한 존재감은 진정성을 더한다. 한국어버전 초연에서 콰지모도로 데뷔한 윤형렬은 그가 왜 ‘원조 콰지모도’인지 여실히 증명한다. 좌중을 압도하는 노래와 연기는 물론 걸음걸이와 움직임까지 콰지모도 그 자체였다는 평이다.오디션 당시 발군의 실력으로 모든 스태프들의 찬사를 받으며 에스메랄다 역을 당당하게 거머쥔 유리아는 뛰어난 가창력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관객을 매혹했다. 이전 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에스메랄다로 돌아온 정유지는 살아 있는 눈빛과 깊이 있는 연기,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에스메랄다 그 자체를 보여주며 솔라의 에스메랄다는 탄탄한 가창력과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무장,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존재감으로 꽉 채운다. 이처럼 세 명의 에스메랄다는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의 심장을 저격,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콰지모도, 프롤로, 페뷔스에게 정당성을 부여한다.‘믿음의 캐스팅’이라고 불리는 ‘그랭구와르’ 역의 마이클리, 이지훈, 노윤은 그 명성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2013년부터 그랭구와르 역을 맡으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흥행을 견인했던 마이클리는 더욱 노련해진 솜씨로 무대를 쥐락펴락한다. 어려운 넘버들을 자유자재로 소화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매력을 극대화한다. 이지훈은 압도적인 실력으로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작품의 해설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특히 감미로운 목소리와 풍부한 성량으로 ‘대성당의 시대’를 부르며 막을 열 때면 ‘이지훈의 시대’가 열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예사롭지 않은 실력으로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의 주목을 받은 노윤 역시 자신의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하며 무대를 장악, 뮤지컬계 대형 스타 탄생을 예감케 했다.한국어버전 초연 당시 클로팽 역으로 무대에 선 이후 약 16년 만에 프롤로 역으로 돌아온 이정열은 짙은 감정을 녹여내며 종교적 신념과 욕망 사이에서 고뇌하는 프롤로를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전 시즌에 이어 프롤로 역을 맡은 민영기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에스메랄다를 향한 광기와 집착을 표현하며 전율을 선사한다. 벌써 4번째 프롤로로 무대에 오르는 최민철은 안정적인 가창력과 연기는 물론 강렬한 카리스마를 장착하고 ‘프롤로 장인’다운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그밖에 파리 근위대장 페뷔스 역의 김승대, 백형훈, 이재환, 집시들의 지도자 클로팽 역의 박시원, 장지후, 김민철, 페뷔스의 약혼녀 플뢰르 드 리스 역의 케이, 유주연, 최수현 등 실력파 배우들의 열연은 명작의 감동을 배가시킨다는 평가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버전은 오는 3월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1.31 19:34
연예일반

“개~재밌어요!” 윤여정 유해진 등 충무로 불패 배우와 강아지의 ‘특급 만남’[종합]

한 마디로 ‘개’ 재밌다. 영화 ‘도그데이즈’가 전 세대를 사로잡을 공감과 재미 포인트를 탑재하고 다음 달 극장을 찾는다.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도그데이즈’ 제작 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영화를 연출한 김덕민 감독을 비롯해 윤여정, 유해진, 김윤진, 정성화, 김서형, 이현우, 탕준상, 윤채나 등 출연 배우 다수가 자리해 영화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도그데이즈’는 ‘공조’ 시리즈부터 ‘그것만이 내 세상’까지 전 세대가 함께 즐기는 폭넓은 재미를 담보하는 제작사 JK필름의 2024년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봉했다 하면 모든 연령층에서 두루 좋은 평가를 받는 국내 대표 제작사인 만큼 ‘도그데이즈’ 역시 다양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하모니’, ‘국제시장’, ‘담보’에 이어 ‘도그데이즈’를 통해 또 한 번 JK필름과 함께하게 된 김윤진은 JK필름의 특징으로 ‘진정성’을 꼽으며 “‘도그데이즈’에도 진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나를 좋은 배역에 캐스팅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아지 배우들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킬 요소. 김덕민 감독은 “강아지 배우들에게 딱히 디렉팅을 준 건 없다”면서 “그냥 강아지들이 해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카메라를 세팅해두고 계속 기다렸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해주더라. 그 연기를 그대로 담아서 편집했다”고 설명했다.특히 프렌치불독 완다를 주목할만하다. 배우들이 입을 모아 “제일 통제가 안 되더라”고 했던 말괄량이이기 때문. 오랜 연기 생활에서도 강아지와 함께한 건 처음이라는 윤여정은 “다른 개들은 다 연기를 잘했다고 하던데 우리 완다는 말을 안 듣더라. 감독님과 같이 오래 기다렸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정성화 역시 “완다는 신인급 배우다. 그래서 그런지 애가 눈치가 없더라. 통제가 안 되는 순간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런 한편 탕준상은 “완다와 사랑에 빠졌다. 너무 귀여워서 뭘 해도 용서가 됐다”며 완다의 마성의 매력을 귀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만남은 조합만으로도 기대를 높인다. 특히 윤여정과 유해진은 ‘도그데이즈’로 처음 만나게 돼 눈길을 끈다. 그야말로 충무로 불패 배우들의 만남이다. 윤여정은 “김덕민 감독이 조감독일 때 촬영장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때 우리 둘이 완전히 ‘개취급’을 당했다. 전우애가 생겨서 이번 작품에도 출연했다”고 귀띔해 관계자들을 폭소케 했다. 유해진과 김서형 등은 “강아지를 워낙 좋아한다. 따뜻한 시나리오를 보고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고 입을 모았다.김덕민 감독은 “우리 영화에는 관계와 성장이 담겨 있다. 극악한 빌런이나 영웅적 서사가 아닌 일상에서 소소하게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며 “그림만 예쁜 영화가 아니다. 관계를 맺고 성장하는 사람들이 펼쳐내는 스토리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마 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경험을 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다음 달 7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1.10 11:48
연예일반

뮤지컬 영화도 성공! '영웅'의 영웅 윤제균

“관객의 기대치가 100일 때 200을 보여주는 감독이 되고 싶다.”윤제균 감독의 이 같은 예고는 정확했다. ‘국내 최초 쌍천만 감독’이라는 수식어에 안주하지 않고 내놓은 뮤지컬 영화 ‘영웅’이 실관람객들의 호평 속에 200만 관객을 돌파, 300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여태까지 작품들 가운데 에너지를 가장 많이 썼고 스트레스도 가장 컸다”고 털어놨을 정도로 ‘영웅’은 윤 감독에게도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두사부일체’(2001)부터 ‘색즉시공’(2002), ‘1번가의 기적’(2007)을 비롯해 1000만 관객 돌파를 이뤄낸 ‘해운대’(2009)와 ‘국제시장’(2014)까지. 굵직한 작품들로 한국 영화계에 또렷한 발자국을 남긴 윤제균 감독의 여정과 노하우가 ‘영웅’에 집약돼 있다. 한국은 뮤지컬 영화 불모지에 가깝다. ‘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감독상, 음악상 등 6개 부문에서 수상했고, ‘70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음악상 등을 휩쓸며 세계적으로 호평 받은 ‘라라랜드’(2016)조차 국내에서 기록한 최종 누적 관객 수는 376만 명. 지난해 개봉해 관객들로부터 높은 공감대를 끌어냈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역시 117만여 명이라는 최종 스코어에 만족해야 했다.여기에 ‘영웅’은 이미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한 뮤지컬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 팬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한편 뮤지컬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관객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아야 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뮤지컬 ‘영웅’에서 10년 넘게 안중근 의사를 연기한 정성화를 과감하게 영화에 같은 역으로 캐스팅한 것이나 공연과 같은 현장감을 선사하기 위해 70% 이상을 현장음으로 사용한 점 등에서 윤 감독의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뮤지컬이었을까. 윤제균 감독은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2012년 정성화가 출연한 ‘영웅’ 공연을 본 뒤 영화화를 하기로 결심했고, 그랬기에 영화 역시 뮤지컬 영화가 돼야한다고 여겼다는 것이다.‘영웅’은 2009년 초연된 국내 오리지널 뮤지컬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굳건히 뮤지컬 시장에서 자리를 지켜온 만큼 마니아층도 탄탄하다. 윤제균 감독은 “공연을 본 사람들이 영화를 봤을 때 실망하지 않을 만한” 작품을 만들고자 했고, “전 세계 시장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라이브를 고집했다. 윤 감독에 따르면 그러한 결정을 한 순간부터 “모든 고통이 시작”됐지만 결과는 찬란했다. 10대 9.03, 20대 8.17, 30대 8.23, 40대 8.28, 50대 8.67에 달할 정도로 영화가 모든 연령층에서 두루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남녀 평점도 각각 8.06, 8.72으로 8점대를 상회한다. 윤제균 감독은 “‘영웅’도 관객의 기대치가 100이라면 200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보고 박한 평가를 하는 관객은 없는 ‘영웅’은 윤제균 감독이 또 한번 200을 보여줬음을 증명한다. 2023.01.10 05:40
영화

“작은 희망의 불씨 된 것에 감사” 韓 최초! '영웅' 200만의 의미

영화 ‘영웅’이 개봉 18일째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뮤지컬 영화 불모지라는 한국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영웅’은 지난 7일 2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일요일인 8일에도 12만5000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아 총 누적 관객수 223만여 명을 기록 중이다.지난해 12월 21일 개봉한 ‘영웅’의 상대작은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었다. 2009년 이후 약 13년 만에 개봉하는 ‘아바타’의 후속작인데다 가장 첨단의 시각효과 기술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보니 개봉 전부터 극장가가 떠들썩했다. ‘영웅’의 200만 관객 돌파는 그러한 대자본의 공습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 더욱 의미 깊다.‘영웅’을 진두지휘한 윤제균 감독은 9일 일간스포츠에 “솔직히 한 분, 한 분 다 찾아가 인사드리고 싶을 정도로 감사하다”며 “지금 영화계가 너무 어렵고 힘든데 이런 시기에 ‘영웅’이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된 것 같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200만 돌파 소감을 전했다.‘영웅’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오리지널 뮤지컬 작품을 영화화한 사례다. 2009년 초연돼 10년 넘게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동명의 뮤지컬 ‘영웅’이 원작이다. ‘영웅’을 초연부터 함께한 정성화가 영화에도 그대로 등장했다. 영화 주연으로서 티켓 파워가 검증되지 않은 만큼 파격적인 캐스팅이었다. 정성화는 “이 작품을 시작할 떄만 해도 그저 뮤지컬 작품을 영화화한다는 것에 너무 큰 설렘과 기쁨이 있었는데 막상 개봉을 앞두니 설렘보다 ‘아바타: 물의 길’이라는 거대자본 영화의 개봉, 영화에서는 만년 조연이었던 정성화가 주연으로 나온다는 리스크, 뮤지컬 영화에 대한 진입장벽 등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그러면서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관객 여러분의 꾸준한 입소문으로 200만이 넘는 스코어를 달성하게 된 것이 꿈만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마음에 들어한 분들이 꽤 많다는 의미인 것 같다”면서 “‘대박나고 싶다’, ‘난리나고 싶다’는 것보다 아직 안 보신 분들 모두가 꼭 극장에서 이 영화를 체험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라고 희망했다.국내 뮤지컬 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티켓 판매액 4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점차 파이를 키워나가는 뮤지컬과 이미 콘텐츠 파워를 입증한 K영화의 만남이 ‘영웅’ 흥행에 힘입어 지속될 수 있을 전망이다.윤제균 감독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모든 것을 바친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리겠다”고 인사했다.‘영웅’은 하루 약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꾸준히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설 연휴까지 롱런할 경우 300만 돌파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3.01.10 05:30
연예일반

국내 최초 쌍천만 윤제균 감독이 이 시기 ‘영웅’들에 바치는 위로 [일문일답①]

대한민국 최초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충무로 거장 윤제균 감독이 ‘영웅’을 들고 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2001년 ‘두사부일체’부터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 1145만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한 ‘해운대’에 이어 1425만 ‘국제시장’까지. 윤제균 감독은 그동안 한국 영화계에 굵직한 획을 긋는 작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영향력 있는 이름으로 우뚝 섰다. ‘국제시장’ 흥행 이후 8년 만에 윤 감독이 선보이는 ‘영웅’은 국가의 원흉을 처단할 맹세를 하던 순간부터 죽음 앞에서도 흔들림 없던 강인한 신념에 이르기까지, 대한제국 독립군 대장 안중근의 마지막 1년 이야기다. 윤 감독은 이 작품으로 뮤지컬 영화에 첫 도전, 한국 영화 최초로 현장 라이브 녹음을 시도했다. 음악 감독에 따르면 영화의 70%는 모두 라이브로 진행됐다. 윤 감독 자신도 “필모그래피 중 에너지를 가장 많이 쏟은 작품으로 스트레스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밝힌 ‘영웅’. 윤 감독은 “사는 게 힘든 시대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국민 모두를 영웅”이라 칭하며 “영화가 힘들고 지친 영웅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영화의 메시지를 하나씩 짚어나갔다. 〈일문일답②로 이어집니다〉 -8년만 영화 체감되나. “떠는 스타일이 아닌데 감독으로서 8년 만에 작품을 선보이니 생각보다 많이 떨린다. 개봉도 앞두고 있어 부담감도 크고 긴장도 많이 된다. 이 자리도 8년 만이라 울컥하더라. 모든 게 새롭다.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영화를 본 이들이 만족하고 칭찬한다고 하면 지금 같은 불안, 부담감이 없어지지 않을까. 사랑받고 싶다.” -뮤지컬 영화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2012년도에 정성화가 출연한 원작 뮤지컬 공연을 보고 영화화하기로 결심했다. 단순히 안중근 의사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으면 드라마로 갔을 것이다. 공연을 보고 영화를 결심했기에 당연히 뮤지컬로 가야 한다 생각했다.” -원작이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에 영화화를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많은 크리에이터가 나 같은 성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새로움에 도전하는 것 자체로 동기부여가 컸다. 장르를 결정하고 당연히 힘들 것이라 여겼다. 대신 두 가지 목표는 확실했다. 첫째는 뮤지컬을 본 사람들이 영화를 봤을 때 절대 실망하지 않게끔 하겠다 였다. 워낙 원작이 유명한 공연이고 많은 사람이 봤기에 공연을 본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실망하면 큰 비난이 올 것이라 예상했다. 전 세계 시장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겠다가 두 번째 목표였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무조건 라이브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결정을 했다. 결정하는 순간 모든 고통이 시작됐다.” -원작을 감명 깊게 본 관객으로서 뮤지컬 속 오열 포인트는 어디였나.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안중근과 이토히로부미 관계성보다는 안중근과 엄마의 드라마가 마음을 움직였다. 이 작품을 통해 내가 하고자 했던 건 안중근과 엄마의 이야기다. 공연 말미 조마리아 여사가 ‘사랑하는 도마’ 넘버를 부를 때 오열했다. 그때 받았던 느낌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하고픈 목표가 제일 컸다. 이 영화는 안중근 엄마의 이야기다.” -각색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이었나. “뮤지컬과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설희(김고은 분)의 개연성이다. 설희가 끝까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지 못하는 이유를 주기 위해 미션을 덧입혔다.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 하얼빈에 가서 재무장관을 만날 때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알아내는 미션을 부여했다. 공연보다 설희의 개연성이 확보되지 않았나 싶다.” -원작과 다른 부분이 또 있나. “마두식(조우진 분), 마진주(박진주 분) 역할도 공연에서는 중국인이다. 두 캐릭터를 한국인으로 바꾼 이유는 두 가지다. 한국과 중국 간의 관계가 이유는 절대 아니다. 공연에서는 이토를 포함해 모든 일본 인물들이 한국말을 쓰지만 영화에서는 무조건 일본어를 쓰게끔 했다. 여기에 두식과 진주까지 중국어를 한다면 영화에 3개 국어가 나온다. 관객들이 언어가 너무 많이 나오면 헷갈릴 것 같아서 한국인으로 바꿨다. 또 원작에서 진주는 안중근을 짝사랑한다. 영화에서는 유동하(이현우 분)라는 인물과 풋풋한 사랑으로 그렸다.” -정성화를 주인공으로 선택한 결정적 이유가 있었다면. “정성화 외에 대안을 생각한 적은 없다. 공연을 본 이들이 실망하지 않으려면 가장 중요한 게 실력이었다. 안중근 역할을 정성화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배우가 있었으면 고민했겠지만 없었다. 캐스팅할 때 투자사 측에서 반대가 있기도 했다. 감독으로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정성화를 택했다. 촬영하며 내 생각이 맞다 확신했다. 정성화가 증명했다.” -만약 정성화가 캐스팅을 거절했다면. “안 한다고 했으면 집을 찾아가 무릎을 꿇었을 것이다. 김고은, 박진주도 마찬가지다. 이 캐스팅은 이렇게 해야지 만이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설희를 연기한 김고은 캐스팅 비화도 궁금한데. “주변 엔터 관계자, 매니지먼트에 수소문했다. 우리나라 여배우 중 노래를 제일 잘하며 연기를 잘하는 이가 누구냐 물었다. 딱 두 명 추천을 받았다. 그게 김고은과 박진주다. 노래방에 가서 김고은이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태어나서 가수, 배우 포함 제일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다 싶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2.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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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정성화가 새긴 안중근의 ‘고막고어자시’ [일문일답①]

어떤 위대한 인물로 잠깐 동안 사는 것도 어려운데 배우 정성화는 무려 14년여 동안이나 독립투사인 안중근 의사를 연기했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를 담은 뮤지컬 ‘영웅’에 초연부터 참여했던 정성화가 이번엔 이 작품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영화 ‘영웅’으로 돌아왔다. 스크린 첫 주연작인데다 국내 최초 창작 뮤지컬 원작 영화라는 무게까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정성화와 만났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이 모든 기쁨을 조용히 씹으며 안중근 의사가 남긴 ‘고막고어자시’를 되새기고 있었다. -‘영웅’ 개봉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이다. 오리지널 창작 뮤지컬이 영화화된다는 것은 뮤지컬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일 것이다. 그게 실제로 이뤄졌다는 것만으로도 꿈이 이뤄진 것 같다. 내가 어떠한 족적을 남길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윤제균 감독이 영화 ‘영웅’을 일컬어 절반의 익숙함과 절반의 새로움이라고 했다. “뮤지컬을 보셨던 분들이 영화를 보시면 새로운 작품이라고 느끼실 것 같다. 객석에 앉아 먼발치에서 봤던 장면들이 클로즈업돼 스크린에 구현되는 것은 그 자체로 새로움이라고 생각한다. 절반의 새로움, 절반의 익숙함. 그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뮤지컬계에서는 단연 스타지만 스크린 주연으로서 티켓 파워는 검증된 적 없다. 어떻게 이 작품에 합류하게 됐나. “리스크가 있는 배우였을 거라고 나도 생각한다. 처음에 윤제균 감독님이 ‘‘영웅’을 영화로 만들기로 했어’라고 하셨을 때만 하더라도 나 역시 내가 안중근을 연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 못 했다. 나중에 감독님이 ‘사실 나는 처음부터 정성화를 안중근으로 하려고 했어’라고 하시기에 ‘그럼 처음부터 말씀해주시지 그러셨느냐’고 했던 기억이 있다. 내 생각에 감독님도 신중하실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영화에 투자하는 분들께 설명할 시간도 필요하셨을 것 같고. 나 역시 뮤지컬과 영화 양쪽에서 성공을 거둔 배우분들이야 너무 많지 않나. 그래서 그분들이 하면 내가 옆에서 조금 도와드리고 싶다, 다른 역 제의를 받게 되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영화 ‘영웅’은 우리나라의 오리지널 뮤지컬이 영화화되는 첫 사례다. 그래서 관객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리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정말 목숨 걸고 했다.” -캐스팅 확정 후 윤제균 감독으로부터 들었던 말이 있다면. “살 빼라고 하시더라. (웃음) 내가 그때 86kg 정도였는데, 체중을 72kg까지 감량했다. 첫 촬영하는 날 체중계에서 쟀던 수치가 72kg였다. 그 후로 72~73kg을 왔다 갔다 하며 찍었다.” -‘영웅’을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고민했던 부분이 있다면. “뮤지컬 넘버를 어떻게 대사화할 것인가였다. 노래가 너무 노래처럼 들리면 관객들이 인물에 몰입했다가도 빠져나오게 된다. 그래서 노래가 아닌 대사처럼 들리게 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이전 대사와 자연스럽게 이어서 노래를 부르는 점이 가장 큰 숙제였다.” -영화 촬영하며 기억에 남는 넘버가 있나. “굉장히 많은데 ‘그날을 기억하며’ 장면도 좋았고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단지동맹’ 장면도 좋아한다. 특히 ‘단지동맹’ 장면은 정말 영리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바로 노래가 나옴으로써 관객들에게 ‘지금부터 뮤지컬 영화를 시작할게요’라는 사인을 준다. 앞으로 관객들이 영화를 친숙하게 바라볼 수 있는 안내판 같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안중근 연기에서 공연과 차이를 둔 부분은 없나. “공연에서는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강하게 표현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세게 표출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같은 것을 표현하더라도 조금 더 크게 목소리를 내서 공연을 본 관객들이 안중근 의사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느끼게끔 했다. 영화에서는 비범한 사람의 평범함에 초점을 맞췄다. 덤덤하고 절제된 연기를 하려고 했다. 그 부분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안중근 의사 연기를 무려 14년여 동안이나 해왔다. “안중근 의사가 남긴 말 가운데 ‘고막고어자시’라는 말이 있다. 스스로 잘난체할수록 외로워진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이 말이 꼭 안중근 의사가 내게 하는 말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자신을 스스로 내보일 필요 없다’, ‘네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네 주변에 사람이 모일 것이다’라는 말을 해주시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 말씀에 따라 겸손한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려고 한다.” -안중근 의사로부터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나보다. “당연하다. 안중근 의사는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다니면서 하셨다. 그 부분을 배워서 나 역시 누군가 나를 써주기를 바라는 것보다 스스로 내가 할 수 있는 작품, 연기를 찾아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다. 어렵게 생각되는 일들에도 자꾸 도전하다 보면 발전이 있을 것이고, 그러면 조금이나마 안중근 의사와 같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위인을 연기하다 보면 평소에 일탈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경우가 생길 것 같은데. “일탈 자체를 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일단 공연을 하다 보면 너무 바쁘다. 집에 들어가면 애들 봐야 하고, 애들 밥 먹이고 설거지도 해야 한다. 아내를 도와서 할 일들도 많고. 형광등을 간다든가 그런 밀린 집안일도 해야 한다. 그래서 딱히 일탈을 못 해서 불편했던 것 없다. (웃음) 개인적으로 캠핑을 좋아하는데 언젠가 시간이 나면 아내한테 허락받고 캠핑 다녀오고 싶다.” -안중근 의사로부터 특히 본받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안중근 의사의 발자취를 더듬다 보면 그분이 좋은 리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영화 ‘영웅’을 하면서 내가 좋은 리더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축구 경기를 예로 들면, 다들 지쳐 있다가도 어떤 선수 한 명이 열심히 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다 살아나지 않나. 누구 한 명이 열심히 하면 그 에너지가 주변에 영향을 준다. 공연 역시 마찬가지다. 일단 연습실에 들어가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뿐이다. 남은 힘을 다 짜내서 임하겠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대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 늘 안중근 의사의 도움을 얻고 살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정성화가 주연을 맡은 ‘영웅’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120분.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2.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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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영웅’ 윤제균 감독 “정성화 캐스팅 거절? 무릎도 꿇었을 것”

“정성화가 안 한다고 했으면 집에 찾아가 무릎을 꿇었을 거예요. 아, 김고은, 박진주도 마찬가지고요.” ‘영웅’의 윤제균 감독에게 안중근 역에 정성화 외 다른 배우를 염두에 뒀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영웅’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가 진행된 가운데, 메가폰을 잡은 윤제균 감독이 자리해 취재진에 제작 비하인드, 작품의 의미를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영웅’은 동명의 오리지널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정성화 분)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다. 이날 윤 감독은 정성화 외에 안중근 캐스팅으로 염두에 둔 배우가 없었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원작 뮤지컬 공연을 본 이들이 (영화에) 실망하지 않으려면 가장 중요한 게 (배우의) 실력이었다”면서 “그 역할을 정성화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배우가 있었으면 고민했겠지만 없었다”고 설명했다. 처음 정성화를 캐스팅했을 때 투자사 측에서도 반대가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그럼에도 윤 감독은 단호했다. “감독으로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정성화 외에 대안이 없었다. 촬영하며 그 생각이 맞았다 확신했고 정성화 또한 증명했다”고 자신했다. ‘만약 정성화가 캐스팅을 거절했으면 어떻게 했을 것이냐’ 묻자 윤 감독은 “성격이기도 한데. 정성화가 안 한다고 했으면 집에 찾아가 무릎을 꿇었을 것이다”며 “김고은, 박진주도 마찬가지다”고 또렷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 캐스팅은 이렇게 해야지만 이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안 되면 울던지 무릎을 꿇든지. 될 때까지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영웅’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2.1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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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웅’ 정성화 “김고은, 질투날 정도로 엄청난 연기”

배우 정성화가 영화 ‘영웅’에서 호흡을 맞춘 김고은의 연기를 호평했다. 정성화는 13일 오후 뮤지컬 영화 ‘영웅’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서 설희를 연기한 김고은에 대해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장면이 없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영웅’에 가장 먼저 캐스팅됐다는 정성화는 “나중에 감독님께 ‘설희는 누가 하느냐’고 물었더니 김고은 배우가 한다더라. ‘진짜요? 너무 감사합니다, 감독님’이라고 반응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나와 부딪히는 신이 없더라. 너무 아쉬웠다. 감독님께 한 장면 넣어주시면 안 되냐고 물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영화에서 본 김고은의 연기에 대해 “화면에서 봤을 때 정말 엄청났다. 잘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잘하는 줄 몰랐다. 질투가 날 정도였다”며 “어떤 자리에서 김고은을 뮤지컬 무대로 데려가고 싶다고 했는데,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뮤지컬 영화가 활성화된다면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정성화가 안중근 역을 맡은 ‘영웅’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2.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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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담아” 정성화X김고은 ‘영웅’ 올겨울 뜨겁게 달굴 뮤지컬 영화 [종합]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걸 바친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영웅’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성화, 김고은,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가 참석했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 ‘해운대’, ‘국제시장’ 등 작품을 통해 탁월한 연출력을 입증해온 윤제균 감독이 ‘영웅’으로 8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다. ‘영웅’은 2009년 초연과 동시에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으며 지금까지 인기리에 공연 중인 뮤지컬 ‘영웅’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새로운 도전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날 윤 감독은 “‘국제시장’ 이후에 8년 만에 제작보고회다. 굉장히 많이 떨린다. 사실 안 떨릴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긴장된다”고 인사를 건넸다. 윤 감독은 “정성화 씨와는 ‘댄싱퀸’이라는 작품에서 인연이 됐다. 그때 성화 씨가 뮤지컬 ‘영웅’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꼭 한 번 와서 봤으면 좋겠다’ 해서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을 보고 정말 많이 울었다. 공연을 보면서 자랑스럽다, 멋있다, 자긍심이 느껴진다는 게 아니라 안중근 의사에 대해 죄송했다. 안중근 의사뿐만 아니라 모든 독립 운동가들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게 마음이 아팠다. 언젠가는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번 작품은 뮤지컬 영화인 만큼 후시 녹음이 아닌 라이브로 촬영됐다. 윤 감독은 “처음 연출을 맡고 무조건 라이브로 가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모든 고통이 시작된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힘든 촬영이었지만 라이브로 결정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라이브로 가야만 했기 때문에 여기 있는 배우분들을 캐스팅 했다”고 이야기했다. 촬영 중 고증에 가장 신경썼다는 윤 감독은 “하얼빈 역에서 실제 역사적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상상으로 할 수도 없었다. 고증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이토 히로부미, 안중근 의사의 동선까지 철저히 고증에 맞춰서 촬영했다”고 신경 쓴 부분을 전했다. 이어 ”사실 ‘국제시장’, ‘해운대’에 CG가 많이 들어갔는데 ‘영웅’이 CG가 제일 많이 들어간 영화다. 뮤지컬 영화기 때문에 마이크 인이어를 지우는 게 힘들었다”며 “‘국제시장’이 아버지에 대한 영화라면 ‘영웅’은 안중근과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역의 나문희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진심으로 전하는 노래와 대사가 얼마나 파급력이 큰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노래를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만큼 마음을 전달하는가’ 이게 노래의 핵심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2009년 뮤지컬 ‘영웅’의 초연부터 14년 동안 안중근을 연기해온 오리지널 캐스트 정성화가 대한제국 독립군 대장 안중근 역을 맡았다. 정성화는 “배우 중에서 노래 잘하시는 분들이 안중근 역을 맡지 않을까 했다. 많이 도와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간이 지난 후 감독님이 부르시더니 ‘성화야 너가 안중근 역을 해야겠다’고 하시더라. 그 당시에 86kg 거구였다. 감독님께서 ‘사람들이 너를 볼 때 안중근 의사라고 믿을 정도로 빼라’고 하셨다. 마침 그때 뮤지컬 ‘영웅’을 하고 있는 중이라 체중 감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영화에 대한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뮤지컬 공연에서는 노래가 음향 밸런스가 맞춰져서 모두에게 잘 들린다. 영화 촬영장에서는 어렵더라. 그런 것들을 감안하고 노래하다 보니 음향적인 부분에서 가장 어려웠다. 영화의 경우 모든 표정이 화면에 디테일하게 담긴다. 뮤지컬에서는 대략적으로 표정을 주면 되지만 영화에서는 그러면 안 돼서 힘들었다”고 전했다. 연기에 대해 중점을 둔 부분으로는 “영화에서 노래를 한다는 게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화면을 통해 호흡을 많이 들려주고 싶었다. 라이브를 할 때도 정제된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진심을 쏟아낸 연기를 하려고 연구를 많이 했다. 이번 영화는 뮤지컬의 과잉된 감정을 자연스럽게 숙여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여러 준비 과정이 소중하고 영광스러웠던 나날이었다”고 설명했다. 독립군의 정보원 설희 역으로 역대급 캐릭터 변신을 예고한 김고은은 “개봉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뻤다. ‘영웅’이 19년도부터 촬영을 해서 촬영이 끝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저희끼리도 개봉이 안되는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홀가분한 마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설희는 국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정체를 숨긴 채 이토 히로부미에게 접근해 은밀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인물. 김고은은 첫 뮤지컬 영화 도전에 대해 “고등학교 때까지 뮤지컬 노래를 많이 불렀다. 그래서 연습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10년의 세월을 생각을 못했다. 10년 동안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가 부르니까 아무것도 안 되더라 굉장히 좌절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노래도 어느 정도의 기술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큰 발전을 이루기가 힘들다. 내 맘대로 안되는 게 고통스러웠다. 현장에 가니까 감정을 쏟아내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잘 안되더라. 연기와 노래 중에서 현장에서는 노래를 포기하고 연기에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조재윤은 안중근의 오래된 동지 우덕순 역을 맡아 대체불가한 존재감을 보여줄 예정이다. 조재윤은 “개인적으로 윤재균 감독님 팬이다”며 “어느 날 미팅이 있다고 전화가 왔다. 딱 3분 만났는데 하자고 하시더라. 그 자리에서 나오지 못하고 포스터를 봤던 기억이 있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조재윤은 캐스팅 후 행복했지만 두려운 마음도 컸다고. 그는 “‘영웅’이라는 작품의 팬이라 공연도 몇 번 보기도 했다. 정성화 씨의 노래를 현장에서 듣는다는 게 행복했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하다 보니 나도 업그레이드가 되고 잘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 3년 전 하루하루가 다 떠올라서 뭉클하다. 가족들한테 자랑하고 싶은 작품이다”고 자신했다. 배정남은 독립군의 최고 명사수 조도선으로 신선한 연기 변신에 나선다. 배정남은 “총기 전문가와 연습도 많이 했다. ‘베를린’을 찍을 때랑 완전 다른 총이라 진지하게 다가갔던 것 같다”며 “총이 더 옛날 구식이라 따발총이 아니라서 자세나 모든 것이 달라지니까, 명사수다 보니까 폼이 나와야 해서 앉아서 쏘고 엎드려서 쏘고 연습했는데 만족한다”고 미소 지었다. 이현우는 독립군의 막내 유동하로 분했다. 군 생활 중 ‘영웅’ 캐스팅 제의를 받은 이현우는 “전역을 앞두고 상병을 달았을 때였다. 일과가 끝나고 회사를 통해 군대에 연락이 왔다. 그때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 너무 놀랐고 윤제균 감독과 함께한다는 소식에 군생활이 너무 힘들어 꿈을 꾸는 것 같았다. 감사한 마음이 컸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이현우는 “독립군의 뜨거운 마음만큼은 가지고 있었다고 못하지만 그때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 평소에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마음에 있었다. 독립군을 연기한다는 게 그때 내 마음과 조금은 같은 것 같아 더 공감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더했다. 박진주는 독립군의 든든한 조력자 마진주 역으로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박진주는 “이런 말도 안 되는 대작에 이름을 함께 올린다는 것만으로도 얼떨떨하다”며 “해외 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시작했는데 감독님이 현지 스태프들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노래 실력을 자랑하는 배우다’고 팔불출처럼 이야기했다. 그런데 현지 스태프들이 우리 노래를 듣고 다 물음표를 가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노래에 대한 이질감 때문에 대부분의 뮤지컬 영화는 호불호가 갈린다. 윤 감독은 “한국에서 연기를 하다가 노래가 나왔을 때 어색함 이질감은 저도 많이 느낀다. 어떻게 하면 연기의 연장선으로 보일까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 모습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원작과 영화의 차별점을 전했다. 끝으로 윤 감독은 “절반의 새로움과 절반의 익숙함을 보여줄 것이다. 뮤지컬에서 표현되지 않았던 안중근의 과거, 설희의 정당성을 표현했다. 진정성을 가진 만큼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뮤지컬 영화 ‘영웅’은 오는 12월 개봉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11.2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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